경쟁, 규율을 잃은 팀을 두달 만에 변화시킨 마법
무리뉴는 1999/2000 시즌 말미 포르투갈의 명문클럽 벤카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았다.
당시 벤피카는 독일 출신의 유프하인케스 와 2년 계약을 맺었고, 무리뉴에게는 수석 코치직으로 4년 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무리뉴는 이를 거절했다.
2000/2001 시즌이 시작된지 4주만에 하인케스 감독이 경질되자 벤피카는 감독직을 원하던 37세의 젊은 무리뉴에게 팀을 맡겼다. 클럽이 원한것은 유소년 출신의 선수들로 포르투갈의 정체성을 갖는 것과 우승 트로피를 통해 다시 명문클럽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었다.
시즌 도중에 부임한 무리뉴는 추가적으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었다. 기존의 자원으로 목표를 달성해야 했다.
어려운 여건 이었다. 무리뉴가 부임했을때 파악한 벤피카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이 규율을 잃은 것이었다. 훈련을 하지 않는 4~5명의 선수들이 늘 있었다. 몇몇 주전 선수들이 사소한 부상을 핑계로 , 단순한 근육경련을 이유로 팀 훈련에서 빠졌다.
이들은 클럽 의료진과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힘든 훈련을 빠져 나갔다. 훈련 분위기에 의욕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팀 훈련에 임하는 선수도 있었다.
훈련중에 격렬한 몸싸움도, 기필코 내가 상대를 넘어 멋진 장면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무리뉴는 선수들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겉보기로는 그럴싸한 멀끔하게 잘 생긴 몸 좋은 청년들이 무의미한 공놀이를 하는 수준이었다.
문제가 명확하면 해결책을 찾는 것도 그만큼 쉽다. 무리뉴는 클럽의 기대대로 유소년 팀 출신 선수들을 활용했다. 그리고 이것이 팀의 훈련장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팀이 팀다운 모습을 찾기까지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노력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 들었다.
난 한달에 750유로 정도를 벌면서 운동하는 B 팀의 ‘무명’ 선수 지오구 루이스, 제랄두, 누누 아브레우를 1군에 합류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젊은 선수들은 ‘스타’ 선수들과 훈련하고 싶어 했고, 굉장히 경쟁적이었고, 열정적이었다.
며칠후 그들은 ‘대포알 형제들’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세 명의 어린 선수들이 주입한 경쟁적인 상황과 명확한 목표의식의 다른 모든 선수들까지도 사고방식을 바꾸도록 만들었다.
나 역시 변화를 줬다. 방법론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훈련 방식을 다르게 했다. 예를 들면 가로와 세로가 30미터인 정사각형 안에 두 팀이 공을 빼앗는 게임을 시킨다. 그 다음에는 30미터를 10미터로 줄인다. 그러면 선수들이 더 가까워지면서 신체적 접촉과 적극성과 경쟁심이 증가한다.
이를 통해 나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선수들이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경쟁구도는 1군 팀과 B팀의 일부 어린 선수들을 1군팀에 합류 시키는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1군팀과 B팀의 실전 같은 연습 경기를 개최했다. 무리뉴는 이 경기에 정식 심판까지 세팅했다. 1군 선수들에게는 자극을 주고 B팀 선수들의 진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리뉴는 이 경기를 통해서 정신자세에 교정이 필요한 선수를 색출하는 데 성공했다. 1군 팀의 주전 미드필더 마니시가 경기 시작 2분 만에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그는 어슬렁어슬렁 드레싱룸으로 걸어 들어갔다. 무리뉴는 코치에게 마니시를 전반전이 끝나기 전까기 경기장 주위를 뛰게 하라고 지시했다.
명백한 얼차려 였다. 마니시는 온 몸으로 불만을 표했다. 8분동안 겨우 두바퀴밖에 돌지 못했다. 무리뉴는 이 모습을 보고 라커룸으로 가서 샤워를 해도 좋다고 했다.
다음날 마니시가 훈련장에 오자 무리뉴는 그에게 B팀으로가라고 지시했다.
“어제 너는 8분 동안 고작 800미터 밖에 뛰지 못했다. 이는 두가지 사실을 의미한다. 네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를 해결해야 하거나 신체적 문제인 문제가 있으니 문제를 찾아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없을 때까지 B팀에서 훈련 하면서 문제를 찾아봐라 그 다음에 나를 만나러 와라. ”
마니시는 4일 뒤에 무리뉴 감독을 찾아와 자신이 보인 프로답지 못했던 태도를 정중히 사과했다.
무리뉴는 그에게 1,000유로의 벌금을 매긴 뒤 다시 1군 팀 주전으로 기용했다. 마니시 사건이 벌어진 이후 벤피카의 규율은 확실하게 잡혔다. 무리뉴의 벤피카는 부임 첫 경기 패배를 제외하면 총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손오공티비에서 유럽축구를 함께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