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성지 세인트 애드루스의 올드 코스

심술궂은 벙커들

올드 코스는 자연이 만들었다. 그러나 일부 인공 장애물도 있긴 하다.

파5인 5번홀에 있는 일곱자매 벙커는 올드 코스에 생긴 첫 인공 장애물이다.  1902년 헤스켈 볼의 등장으로 샷거리가 엄청나게 늘었는데 벙커는 이에 대항해 코스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곱자매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부근에 갔다가 일곱자매를 피하기는 거의 힘들다.  자매에게 붙잡힌다면 한두 타 손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1905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 참가한 선수들은 이 벙커들 때문에 매우 고생했다.  얼마나 미웠던지 한 선수는 이 벙커들을 침을 뱉는 그릇인 ‘타구’라고 하기도 했다.

관 벙커 Coffin Bunker

세인트 앤드루스 사람들은 올드 코스의 진짜 테스트는 13번 홀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13번 홀에는 사자의 입, 고양이 덫, 관 등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벙커들이 11개나 있다.  최경주등 뛰어난 골퍼들은 벙커샷에 자신이 있어 일부러 모래로 공을 보내기도 한다지만 올드 코스의 벙커는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진짜 벙커이다.

특히 13번 홀의 관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희망과 꿈도 함께 사라진다.  다칠 위험도 있다.  건너편 6번홀의 티샷이 관 벙커 쪽으로 많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올드 코스를 포함한 링크스에는 홀과 홀 사이에 나무가 없다.  홀과 홀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링크스에서는 공에 맞아 사고가 날 가능성이 항상 있다.

원래 골프가 그런 것이었다.  과거 골프 룰에는 홀 아웃한 곳에서 한 클럽 거리 이내에서 다음 홀 티샷을 해야 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그린과 티잉 그라운드는 같은 장소였다.

골프는 위험한 스포츠였다.  현재 골퍼들은 얇은 티셔츠나 윈드 브레이커 정도를 입고 다니지만 과거 코스를 그린 그림을 보면 골퍼들은 두터운 점퍼와 가죽 구두등 약간의 무장을 하고 경기를 했다.

엘리시안 필드 Elisian Field 

14번 홀과 5번 홀 사이의 페어웨이를 엘리시안 필드라고 부른다.  엘리시안은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죽은 자들의 낙원이다.  이곳은 지대가 높고 양지바른 곳이라 해가 나면 포근하다.

올드코스 뿐 아니라 다른 스코틀랜드 링크스에서도 이런 평평한 구를지역을 엘리시안 필드로 부르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도 엘리시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골프장이 있다.

올드 코스 14번 홀에서 티샷이 엘리시안 필드에 가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쉽게 보아서는 안된다. 이곳에서 뛰어난 아마추어 골퍼가 6번째 샷을 티잉 그라운드보다 뒤에서 하는 경우도 가끔 나온다고 한다.

깊은 벙커에 빠지거나 해저드에 빠져 드롭할 곳이 없으면 계속 뒤로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들도 비슷한 일을 겪는다.

1939년 오픈 3라운드에서 당시 최고 골퍼로 꼽혔던 보비 로크는 4언더파로 이곳에 왔다가 왼쪽 벙커에 빠져 더블파를 했고, 다음 날은 왼쪽 벙커가 무서워 오른쪽으로 쳤다가 OB를 내고 트리플고기를 했다.

그는 이전 4년동안 골프대회에서 더블보기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날카로운 골퍼였다.  이 홀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로드 홀 Road Hole 

17번 홀은 골프에서 가장 유명하고 어려운 홀로 꼽힌다.  과거에 세인트 앤드루스 역 이었으며 현재 호텔이 된 건물을 넘어 티샷을 해야 한다. 455야드의 파 4홀로 길고 그린은 매우 좁은데 바로 오른쪽에 길이 있다.

이 길 때문에 로드 홀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이 길을 넘어가면 OB다 그린 왼쪽은 무서운 벙커다.  2010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는 17번 홀의 티를 뒤로 40야드 더 늘려놨다.  앞으로도 이 홀에서는 많은 드라마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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